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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EV]한국 넘어선 中전기차 배터리의 지배자들
◇ EV is coming. 친환경 자동차(Eco-friendly Vehicle)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슈퍼리치 EV는 미래 세상을 더 혁신적으로 바꾸기 위해,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친환경차 투자ㆍ개발에 나선 부호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SUPERICH=민상식 기자] 전기자동차 제조사들이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는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입니다. 재충전이 가능한 2차전지의 일종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가장 효율적인 배터리로 꼽히며,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로도 사용되는데, 전기차 부품 중에서 가장 무겁고 부피를 많이 차지합니다. 이 때문에 전기차 업체들은 지금보다 배터리의 무게, 부피를 줄이고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등 성능을 향상시켜야 하는 것은 물론 주원료인 리튬 수급도 신경써야 한다는 과제를 갖고 있습니다. 

BYD 창업주 왕촨푸(51) [출처=dalje.com]

전기차용 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곳은 역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입니다. 지난 2012년부터 자국 전기차 업체들에 막대한 보조금을 퍼붓고 있는 중국 정부는 최근 전기차 배터리 업체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른바 ‘리튬굴기’(堀起ㆍ우뚝 섬)입니다.

중국은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의 지배자가 되려는 계획을 갖고 이를 하나씩 실천하고 있습니다. 자국에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을 대거 짓고 있으며, 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리튬 생산지인 남미 칠레의 현지 리튬 기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기관인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 덕분에 2013년 한국을 제치고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최대 공급 국가로 떠올랐습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는 아직 일본의 파나소닉이지만, 최근 중국 ‘비야디’(比亞迪ㆍBYD)와 ‘컨템퍼러리 암페렉스 테크놀로지’(CATL)가 바짝 따라붙은 상황입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생산량 기준)인 BYD는 중국 정부의 각종 지원책을 통해 급성장 중입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BYD의 전기버스 배터리에 보조금을 제공했고, 이로 인해 2013년 거의 팔리지 않던 BYD의 전기버스는 지난해 1만1000대나 팔리기도 했습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팩

전기차의 원활한 생산을 위해 리튬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BYD는 세계 최대 리튬 생산지인 칠레의 리튬 생산업체와 공급계약 파트너십을 맺거나 직접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BYD 미국 법인의 니이둥(倪宜東) 부사장은 최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세계구리콘퍼런스에서 “BYD는 전 세계 리튬 공급량의 20%를 쓰기 때문에 리튬의 안정적인 공급에 매우 관심이 많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BYD가 이처럼 공격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투자에 나설 수 있는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외에도 ‘배터리 장인’으로 불리는 왕촨푸(王傳福ㆍ51) 회장의 배터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배터리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연구원 출신으로, 소형 배터리 제조사로 시작한 BYD를 세운 창업자입니다. 중국 안후이(安徽)성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왕촨푸는 1987년 후난(湖南)성 중난(中南)공업대학 야금물리화학과를 졸업한 후 1987년 베이징(北京)시 비철금속연구원에서 배터리에 대한 연구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3년에는 비철금속연구원 산하 배터리 회사 비거(比格)의 사장을 맡다가 1995년 당시 29세의 나이에 250만위안(약 4억원)을 빌려 광둥(廣東)성 선전(深玔)시의 낡은 차고에서 충전용 휴대전화 배터리를 생산하는 BYD를 창업했습니다. 당시 휴대전화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사업은 크게 성공했고, 2003년에는 경영난에 허덕이던 시안친촨(西安秦川) 자동차 지분 77%를 인수해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어 2008년 첫 전기차를 내놨습니다.
이어 같은 해 ‘투자의 귀재’로 유명한 워런 버핏(Warren Buffettㆍ86)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BYD의 지분 10%를 사들이면서 BYD 주가가 치솟기도 했습니다.
 
전기 버스에 사용되는 CATL의 배터리 [사진제공=CATL]

BYD와 함께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용 대형 배터리 업체는 2011년 푸젠(福建)성 닝더(寧德)에서 설립된 CATL입니다. CATL의 지난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능력은 7.6Gwh로, 중국의 지난해 전체 배터리 생산능력 16.4Gwh의 절반 정도를 차지합니다. 1GWh는 전기차 4만대가 100㎞씩 주행할 수 있는 용량입니다.

CATL은 특히 세계 최대의 배터리 공장을 세워 세계 배터리업계의 지배자로 부상하려고 합니다. 이 배터리 공장의 생산능력 목표는 50Gwh 규모로,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Tesla)와 파나소닉이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네바다 주에 건설 중인 기가팩토리(생산능력 목표 35Gwh)를 넘어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입니다.



CATL의 모회사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소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업체인 ATL(암페렉스 테크놀러지)입니다. ATL 역시 배터리 연구원들이 세운 기업입니다. 1999년 홍콩에서 설립된 ATL은 홍콩대에서 공업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량샤오캉(梁少康)과 배터리 관련 연구원 출신의 청위췬(曾毓群)이 공동 창업한 회사입니다.

2005년 일본 전자부품업체 TDK가 1억달러에 ATL 지분 100%를 인수했지만,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에도 철저한 현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량샤오캉은 TDK 중국 법인의 회장에 올랐고 청위췬은 ATL 총재를 맡고 있습니다.

왕촨푸 회장

골드만삭스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향후 10년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면서 2025년까지 400억달러 규모로 커진 이 시장의 지배자가 중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관련 정보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의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능력은 지난해 27.9Gwh에서 2020년 173.5Gwh로 6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에 중국은 점유율 62%(107.5Gwh)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이어 테슬라의 기가팩토리의 영향으로 미국이 2020년 점유율 38%로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의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38%에서 25%포인트 급감한 13%(23.0Gwh)에 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 1위 전기자동차 업체인 BYD의 회사 이름에는 ‘당신의 꿈을 이뤄라’(Build Your Dreams)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회사 이름처럼 BYD를 중심으로 한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지배자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일본이 발명했고 한국이 확장한 배터리 시장을 결국 중국이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네덜란드 금융업체 ING베어링스 보고서의 진단을 새겨들어야 할 때입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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