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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Decode]SK 모태기업 복귀한 최신원, 1년간 SK네트웍스 ‘극적 변화’
[SUPERICH=민상식ㆍ이세진 기자] 지난해 4월, 17년 만에 SK그룹의 모태기업인 SK네트웍스로 복귀한 최신원(65) 회장이 지난 1년간 SK네트웍스의 사업 체질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부진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등 SK네트웍스를 종합렌털회사로 변모시키는 중이다.

SK네트웍스는 최 회장의 부친인 고(故) 최종건 선경그룹(현 SK그룹) 창업주가 1953년 처음으로 설립한 선경직물이 시초로, 최 회장은 이 회사에 남다른 애정이 있다. 부친인 최종건 창업주를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SK네트웍스 본사건물 1층에 최종건 회장의 동상을 세워 놨을 정도다. 과거 SKC경영이 악화하면서 일선을 떠나 대외활동에 주력해온 최신원 회장은 지난해 4월 SK네트웍스에 복귀한 뒤 “SK네트웍스를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며 변화를 강조했다.

최신원(65) SK네트웍스 회장

최 회장은 사업 체질 개선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적자를 면치 못해온 패션부문은 지난 2월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전문기업인 한섬에 3000억원에 넘겼다. SK네트웍스 패션사업 부문은 타미힐피거ㆍDKNYㆍCKㆍ클럽모나코ㆍ까날리ㆍ아메리칸이글 등 수입브랜드 6개와, 오브제ㆍ오즈세컨ㆍ세컨플로어ㆍ루즈앤라운지ㆍSJYPㆍ스티브J&요니P 등 자체 브랜드 6개 등 총 12개의 브랜드를 두고 있다.

지난해 말께 동양매직 인수전에서 승부를 벌였던 최신원 회장과 현대백화점의 정지선 회장은 패션 부문을 두고서는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이번 거래가 성사될 수 있었다. 2012년 한섬 인수를 진두지휘 해 패션사업을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키워낸 정지선 회장의 경우에는 패션부문을 국내 최대 규모로 성장시킬 목적으로 이번 인수를 전폭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SK네트웍스는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사업 및 충전소 유형자산도 3102억원에 SK가스에 양도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업을 정리했고, 재승인에 실패한 면세점 사업에서도 철수했다. SK가스는 최신원 회장의 친동생인 최창원(53) 부회장이 이끌고 있어, LPG 충전소 매각은 형제간 협업으로도 주목받았다.

17년 만에 SK네트웍스에 복귀한 최신원 회장이 지난해 4월 7일 오전 서울 중구 사옥에 출근해 로비에 설치된 최종건 창업주의 동상에 절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은 SK렌터카ㆍSK스피드메이트를 기반으로 한 카라이프(Car-life)와 SK매직(옛 동양매직) 기반의 생활가전 렌탈 사업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데 쓸 방침이다. 특히 이같은 사업 개편 작업은 사촌동생인 최태원(55) SK그룹 회장의 ‘쓸데없는 것은 안 하고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딥체인지(Deep Changeㆍ근본적 변화) 정신과도 맥을 같이한다.

SK네트웍스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지난해 11월 생활가전 렌털업체인 동양매직 지분 100%를 6100억원에 인수해 이름을 SK매직으로 바꿨다. 기존 동양매직의 노하우와 SK의 브랜드, 마케팅 역량을 더한 시너지 효과를 통해 생활환경 렌탈 분야에서 강자로 거듭나겠다는 계산이다.

자동차 렌탈 부문인 SK렌터카는 시장점유율을 늘리며 순항 중이다. 2009년 3800대로 시작한 SK렌터카는 연평균 50%씩 성장하면서, 지난달 기준 렌터카 보유대수 7만5000대로 AJ렌터카(7만4000대)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5년 8월 한중 수교 이후 양국가간 최대규모의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 NCC공장을 방문 공장 임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워커힐호텔은 가장 빠르게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1977년부터 40년간 ‘쉐라톤’ 브랜드를 써온 워커힐호텔은 지난해 호텔 체인인 스타우드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뒤 지난 1월 워커힐 브랜드로 호텔 독립 경영을 선언했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은 ‘그랜드 워커힐호텔’로 명칭을 변경했고, W호텔은 ‘비스타 워커힐호텔’로 전면 리뉴얼을 진행했다. 이는 50년 이상 축적된 호텔 운영 노하우와 워커힐 브랜드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자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최근 그랜드 워커힐호텔에 신설한 키즈클럽과 키즈풀의 아이디어를 내는 등 새 호텔 사업을 최신원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

워커힐은 최신원 회장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 곳이기도 하다. 부친인 최종건 창업회장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인수하고 거주했던 곳이 워커힐 호텔인 만큼 최 회장은 워커힐을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키워나가겠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경영에 복귀한 이후에는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자사주를 대거 매입했다. 지난해 2월 이전까지의 그의 SK네트웍스 지분율은 0.45%였으나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지분을 매입해 0.63%까지 늘렸다. 

지난해 6월 해병대 캠프에 참여해 IBS 고무보트 탑승 전 페달링 훈련을 받고 있는 최신원(가운데) 회장과 임직원들 [사진제공=SK네트웍스]

경희대 경영학과와 고려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1년 선경합섬(현 SK케미칼)에 입사한 최신원 회장은 선경그룹(현 SK그룹) 경영기획실 상무 등을 거쳤다. SK네트웍스가 ㈜선경이던 시절 전무와 부사장을 맡다가 1997년 SK유통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신원 회장은 ㈜선경에서 해외 사업과 직물 사업을 총괄하는 등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SK유통은 1999년 SK상사 등과 통합돼 SK글로벌로 다시 출범했다. SK글로벌은 이후 SK네트웍스로 사명을 바꿨고 현재 중국, 미국, 인도 등 20여곳에 해외지사를 두고 자동차, 패션, 철강, 화학 등 여러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신원 회장은 국내 재계 오너 일가 중에서 보기 드문 해병대 출신이다. 최신원은 내성적 성격을 극복하라는 부친 고 최종건 창업주의 권유로 1973년 해병대에 입대해 제2사단에서 근무했다. 이후 해병대 예찬론자가 된 최신원은 SK네트웍스 회장에 올라선 이후 임직원들과 해병대 캠프에 참가했다. 외아들 최성환(36) 씨도 2006년 해병대에 입대했다. 

최신원 회장의 장남 성환 씨 결혼식 [사진제공=연합뉴스]

최신원의 부인은 백종성 전 제일원양 대표의 딸 백해영 씨이며, 두 사람은 슬하에 1남 2녀(유진ㆍ영진ㆍ성환)를 두고 있다. 맏딸 유진(39) 씨는 미국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던 중 2006년 금융회사에 다니는 구본철 씨와 결혼했고, 둘째 딸 영진(37) 씨는 2014년 장기제 전 동부하이텍 부회장의 아들 장용진 씨와 결혼했다.

중국 푸단대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LBS)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은 외아들 성환 씨는 SKC 전략기획실 차장을 거쳐 2014년 상무로 승진해 SKC기업문화본부에서 일하다 지난해 말 SK의 PM팀 상무로 전보 발령났다. 성환 씨는 2010년 가방 전문 수출업체 신조무역 최용우 회장의 딸인 최유진 씨와 결혼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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