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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월마트vs아마존’ 유통 공룡들이 눈독들이는 美 ‘보노보스’ 창업자 앤디 던
[SUPERICH=이세진 기자] 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Walmart)가 최근 패션 업체들을 잇달아 포식하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하나. 모두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의류와 잡화 등을 판매하는 ‘패션 플랫폼’들이라는 점이다.

‘월마트=오프라인 대형할인마트’로 각인된 월마트는 최근 ‘전자상거래 업체’로 탈바꿈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Amazon)을 따라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또, ‘월마트에서 옷도 파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국내 소비자를 위해 첨언하자면, 광활한 월마트 매장의 절반 가량에는 값싼 의류ㆍ잡화들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다. 

보노보스 창업자 앤디 던

4월 중순 새로운 인수대상으로 떠오른 업체는 보노보스(Bonobos)라는 이름의 온라인 남성복 브랜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월마트가 보노보스 인수를 위한 협상에서 막바지단계에 도달했으며 인수 금액은 3억달러(34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앞서 월마트는 지난해 제트닷컴(Jet.com)을 시작으로 모드클로드(ModCloth), 무스조(MooseJaw), 슈바이(ShoeBuy) 등을 연달아 인수해 왔다.

보노보스가 월마트의 눈길을 끈 것은 O2O(Online to Offline) 전략 때문이다. 2007년 앤디 던(Andy Dunnㆍ38)이 뉴욕에서 창업한 이 남성복 업체는 여러 종류의 바지를 중심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브랜드였다. 점차 캐주얼 셔츠, 정장까지 의상 종류를 늘렸다. 지난해에는 오프라인 매장까지 열었다. 요즘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옷을 입어보고서는 온라인으로 더 싼 가격에 구매한다는 소비패턴에서 착안한 이 매장은 ‘가이드숍(Guidshop)’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현재 미국에 보노보스의 가이드숍은 28곳이 운영 중이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매장 직원이 회사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고객의 이전 구매물품, 선호도, 치수 등에 대한 정보를 참고해 추천해 주는 옷을 빠르고 편리하게 접할 수 있다. 


창업자이자 현재 CEO인 앤디 던은 2000년 노스웨스턴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유수의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 입사했다. 이곳에서 온라인 카탈로그를 기반으로 옷을 판매하는 의류업체 랜즈엔드(Land’s End)를 고객사로 맡으면서 온라인 의류 판매를 처음 접했다. 이후 2007년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마친 후 곧바로 보노보스를 창업해 현재 연간 1억~1억5000만달러 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 스타트업으로 키워냈다. 현재까지 벤처캐피탈과 노드스트롬그룹 등으로부터 얻어낸 투자금은 1억2700만달러에 이른다.

인수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앤디 던이 월마트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WSJ는 18일 월마트의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던이 월마트 전자상거래 패션부문 기반을 다질 중책을 맡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월마트는 인수한 회사의 창업자(혹은 CEO)의 경영능력을 높게 평가해 온라인부문 중책을 맡겨 온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월마트에 인수합병된 제트닷컴의 창업자인 마크 로어(Marc Lore)는 현재 월마트의 전자상거래부문 CEO를 맡고 있다. 


마크 로어가 이끄는 월마트는 아마존을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지목해 왔다. 맨 앞에는 패션부문이 자리하고 있다. 옷을 파는 것이 ‘돈’이 된다는 것은 아마존의 경험에서부터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최근 수년 사이 패션 부문의 투자를 조용히 늘려왔다. 지난해 3월에는 자체 의류브랜드 7개를 론칭하며 전자상거래 중개자에서 의류 판매 ‘당사자’로 자리잡이에 나섰다. 이에 대해 시장조사기관 아틀라스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아마존에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사업이 의류 분야였기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의류 부문의 판매를 중개해 얻은 수익률은 40%로, 주택개조용품(33%), 사무용품(29%), 서적(28%), 전자제품(25%), 식료품(23%)에 비해 크게 앞섰다. 여기에 더해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미국 아마존 의류판매 매출은 163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미국 백화점체인 메이시스와 노드스트롬, 유명브랜드 갭, 빅토리아시크릿, 콜스의 온라인 매출 규모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금액이었다. 


현재까지 월마트의 전자상거래 부문 매출은 아마존에 비해 크게 뒤쳐진 상태다. 디지털마케팅 전문 매체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월마트의 2015년 미국 전자상거래 부문 매출은 135억달러(15조4000억원)였으며, 이것은 아마존의 793억달러(90조4000억원)에 비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월마트의 전체 매출(오프라인 매장 포함) 4820억달러에서 전자상거래 부문의 비율은 3%께에 불과하다. 전체 매출로 따지면 월마트가 아마존 매출(1070억달러)를 크게 앞선다. 이제 막 ‘온라인 기업’으로 변모하기 시작한 월마트가 어느 시점에 얼만큼 아마존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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