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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공중부양 차 vs 하늘 위 물류창고…구글 공동창업자들의 ‘하늘경쟁’
[SUPERICH=이세진 기자] 스탠포드 대학 박사과정 동문으로 만난 동갑내기 래리 페이지(Larry Pageㆍ44)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ㆍ44). 두 사람은 이 땅의 모든 것을 찾아주는 검색엔진 구글(Google)을 1998년 창업했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 이들의 관심은 동시에 하늘로 뻗어나갔다. 이들은 지금 중력을 거슬러 하늘을 나는 것들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며 서로 ‘하늘 경쟁’을 하는 중이다. 서로의 방향은 명확히 다르다. 한쪽은 상상 속의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발명하는 것이라면 다른 한쪽은 ‘하늘 위 물류창고’의 미래를 꿈꾸고 있다. 

세르게이 브린(왼쪽)과 래리 페이지

시제품을 선보인 시점으로 따지면 래리 페이지가 한발 앞섰다. 그가 지난해 1억달러(1130억원)를 투자한 스타트업 ‘키티호크’는 24일 1인승 플라잉 카(Flying Car)를 공개하고 시운전을 선보였다.

키티호크의 플라잉 카는 배터리가 부착된 8개의 소형 프로펠러가 바닥에서 차를 공중에 띄워 움직이는 원리로 만들어졌다. 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하기 때문에 활주로 없이도 공중에 뜰 수 있어 활용성이 좋다. 또 운전대에 조이스틱처럼 생긴 컨트롤러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최고 시속 40㎞에 무게는 100㎏다.


키티호크가 선보인 1인승 플라잉 카 

이날 캘리포니아의 한 호수에서 진행된 시범비행에서 이 차량은 뭍에서 20~30m 떨어진 곳에서 15피트 상공을 5분간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이 기구는 골격만 갖춘 기초적인 모습이었지만 키티호크는 이 비행 가능한 차량을 연말까지 판매용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공중부양 차량은 미국 연방항공청(FAA)로부터 운행 승인을 획득했고, 키티호크는 이를 오락용 비행으로 시범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CEO를 맡고 있는 래리 페이지는 시범비행 후 성명을 통해 “언젠가 내 ‘키티호크 플라이어’를 타고 빠르고 쉽게 하늘을 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매우 기쁘다”는 심정을 밝혔다. 하늘을 나는 차가 일상 생활에 이용되는 ‘큰 꿈’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비행선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자료사진]

래리 페이지의 ‘동료이자 경쟁자’ 세르게이 브린은 곧바로 자신의 ‘비밀 비행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규모가 훨씬 컸다. 무게 100㎏짜리 비행 자동차가 아닌, ‘500톤‘을 실을 수 있는 거대 ‘비행선(airship)’을 개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행선은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이나 수소 등의 기체를 넣어 부력으로 띄우는 기체다. 구글의 우주개발 기업인 ‘플래니터리 벤처스’는 구글 본사 바로 옆에 위치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에임스(Ames) 연구센터 격납고를 2015년부터 장기 임차해 연구실로 사용해 왔다. 현재 이곳에서 일하는 기술자들은 비행선 내부 설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선의 크기는 커다란 격납고가 꽉 차는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알란 웨스턴 에임스 연구센터 전 책임자 [출처=The Business Journal]

에임스 연구센터의 전 책임자였던 알란 웨스턴(Alan Weston)이 현재 세르게이 브린의 비행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그는 비행선의 개발 가치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공항이나 항구의 물류센터를 통해 운송하는 것보다 비행선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라며 “비행선이 비행기보다 연료 효율이 높으며, 필요한 곳에 바로 적재물을 운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물류용 비행선이 500톤의 수화물까지 적재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물류 운송기로서 비행선의 가능성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Amazon)이 일찍이 강조한 바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12월 거대 비행선을 띄워 놓고 내부에서 드론이 나와 배달하는 것을 구상했다. 이 아이디어는 현재 특허 신청이 접수된 상태다. 

프랑스 에어버스가 개발 중인 ‘팝업’의 개념도

구글의 두 창업자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이외에도 많은 ‘테크 공룡’들이 하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차량공유업체 우버(Uber)는 오는 2020년까지 ‘수직이착륙(VTOL) 비행 택시’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선언했으며, 프랑스에 본사를 둔 에어버스(AirBus)도 지난달 제네바 국제모터쇼에서 수직 이착륙 기술을 이용해 지상과 공중에서 운행할 수 있는 ‘팝업’을 개발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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