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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美 ‘IT 거물’ 5인방이 밝힌 ‘나의 인생 책’
[SUPERICH=윤현종ㆍ이세진 기자] 개인자산 10억달러(1조 1400억원) 이상을 소유한 사람들을 일컫는 ‘빌리어네어(Billionaire) 클럽’에서 가장 큰 지분(?)을 쥐고 있는 이들은 미국인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정보통신기술(ICT)업계 출신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죠. 자산 기준 세계 1ㆍ2위부자도 모두 미국 IT업계가 낳은 기린아들입니다.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쓴 ‘아이네이드’ 표지

이들의 오늘을 만든 원동력은 그야말로 다양합니다. 하지만, 거의 모두가 갖고 있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책 읽기를 좋아한단 점입니다. 어떤 책을 읽을까요? 이들이 꼽는 ‘인생 책’은 무엇일까요?

▶ ‘로마 고전’탐독한 저커버그=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중 하나인 페이스북을 창업한 마크 저커버그(자산 72조 9900억원)는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Vergilius)가 쓴 ‘아이네이드(Aeneid)’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아이네이드’는 몰락하는 트로이의 백성을 다스릴 인물로 예언된 아이네아스가 신의 인도 하에 새로운 문명국을 건설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게티이미지]

저커버그는 고교시절 라틴어를 배우면서 이 책을 접했습니다. 책 속에서 아이네아스가 문명을 건설한다는 일대기는 저커버그에게 페이스북 창업의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그는 아직까지도 회의 때 “시간과 위대함엔 한계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는 책속의 문구를 자주 언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세계 2위 부호가 꼽는 ‘완벽한 소설’은=제프 베조스는 자신이 세운 아마존(Amazon)의 승승장구에 힘 입어 올들어 재산이 폭증했습니다. 현재 852억 달러(97조 1000억 원)를 거머쥔 세계 2위 부자로 올라섰죠.

그는 일본계 영국인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의 ‘남아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을 자기 인생의 가장 완벽한 소설이라고 소개합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좌)와 그가 꼽은 소설 ‘남아있는 나날’의 표지

1956년 여름 영국을 배경으로 한 ‘남아있는 나날’은 평생 집사로 인생을 보낸 주인공 스티븐스의 회고를 담았습니다. 평생을 존경하며 모셨던 주인이 나치 지지자였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사랑했던 여인에 대한 마음을 뒤늦게 깨닫는 등 한 남성이 황혼기에 느끼는 인생에 대한 회한을 잘 그려낸 소설입니다.

베조스는 이 책에 대해 “내 인생 최고의 소설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어쩔 수 없이 내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결국 난 책을 읽고 난 후 거의 10시간을 다른 삶에 대해 고민했다.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고찰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그는 “이 소설을 접하기 전까지 세상에 완벽한 건 없다고 믿었다. 난 불가능해 보였던 것이 가능해지는 순간을 사랑한다. 그래서 이 소설을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극찬합니다.

▶ 빌 게이츠의 인생 책은 ‘호밀밭의 파수꾼’=포브스 기준 세계 최대 부호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는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합니다. 그는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꾸준히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데요. 지금까지 독후감을 남긴 서적만 150권을 훌쩍 넘겼습니다. 환경ㆍ에너지ㆍ과학ㆍ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소개하지만, 그가 가장 아끼고 좋아하는 책은 제롬 데이비드 셀린저(Jerome David Salinger)가 쓴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입니다. 


빌 게이츠 MS창업자(좌)와 그가 읽은 ‘호밀밭의 파수꾼’ 표지

이 책의 주인공 홀든은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합니다. 이미 여러 학교에서 쫓겨난 적 있던 홀든은 부모님 몰래 가출해 뉴욕 시에서 홀로 며칠을 보내기로 하죠. 그러나 홀든은 꿈을 찾지 못하고 서서히 미치광이가 됩니다. 빌 게이츠는 이 이야기를 13세 되던 해 접했다고 합니다.

그는 “이 소설 속 홀든은 어린 청년들이 서툰 방식으로 방황하지만 곧 얼마나 똑똑한 지를 잘 보여준다.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세계를 알아보는 능력이 있기도 하다”며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를 밝혔습니다.

▶ ‘연구 결과물, 나의 자양분’=온라인 결제서비스 페이팔(PayPal)을 창업하고 페이스북에도 투자했던 피터 틸(Peter Thiel)은 ‘세상이 만들어질 때부터 숨겨온 것(Things Hidden since the Foundation of the World)’을 자신의 인생 책으로 꼽았습니다.

이 작품은 프랑스 출신의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르네 지라르(Rene Girard)가 인간의 욕망이 본원적인 것이 아니라 타인의 욕망을 모방하는 모방욕망이며 이런 욕망이 결국 인류의 원초적이고 집단적 폭력의 기원이 된다는 이론에 기초해 썼습니다. 


피터 틸 페이팔 창업주 [게티이미지]

틸은 “르네 지라르는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가다. 그중에서도 이 책은 단순히 학문적인 철학 서적이 아니다. 나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 시각을 제시한 안내서다. 인간 행동의 근원이 모방에서 출발한다는 내용을 이해하고 나면 나를 비롯한 타인의 본질도 꿰뚫어 볼 수 있는 자질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역사 속 인물에서 ‘혁신’을 찾다=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도 알려진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Tesla)’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Elon Musk)는 혁신적인 발명가들의 전기를 선호하는데요. 특히 그는 월터 아이작손(Walter Isaacson)이 쓴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의 전기를 좋아합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게티이미지]

머스크는 “프랭클린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기업가였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는 결국 과학자로, 정치가로 변신했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건 매우 흥미롭다”며 벤자민 프랭클린의 전기를 좋아하는 이유를 털어놓습니다.

그는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의 전기 또한 ‘인생의 책’으로 꼽았습니다. “니콜라 테슬라야 말로 내게 큰 감명을 준 인물”이라며 “회사명 ‘테슬라’도 그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강조합니다.

물론, 유명인이 읽었다고 해서 위에 언급된 도서를 따라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저들은 타인의 ‘선호’를 좇는 대신 자기만의 계획과 생각을 담아 저들 책 속 고갱이를 소중히 받아들였을 뿐입니다.

당신이 ‘스스로’ 집어든 책은 무엇입니까.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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