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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마윈이 아프리카로 향한 까닭은…‘새 대륙 꽉 잡겠다?’
[SUPERICH=윤현종ㆍ이세진 기자] “중국 물건을 팔기 위해 온 게 아닙니다(I didn‘t come to Africa to sell Chinese products).”

아프리카로 간 마윈(馬雲ㆍ52) 회장의 이야기다. 물건을 팔려는 것이 아니라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를 일군 그가 아프리카로 간 까닭은? 그가 꿈꾸는 ‘큰 그림’을 발표하기 위해서다.

지난 20일 마윈 회장은 이틀간 케냐와 르완다를 방문했다. 두 나라의 대통령을 예방하는 한편 르완다 수도 키길리와 케냐 나이로비 대학에서 청중과 강연으로도 만났다. 그는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아프리카 지역에 잠재된 가능성을 설파하며 호응을 이끌었다. 마 회장의 아프리카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38명의 중국 억만장자들도 마윈과 동행했다.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열린 ‘젊음을 연결하는 아프리카 서밋 2017’(Youth Connekt Africa Summit)에 참석한 마윈 회장 [출처=Rwanda Eye]

마 회장의 이번 방문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의 통 큰 ‘제안’ 덕분이다. 제안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아프리카 청년 창업가를 위한 교육 지원과 아프리카 멸종위기 동물 보호에 알리바바가 앞장서겠다는 내용이다. 당연히 알리바바의 막대한 자금도 동원된다.

먼저 마 회장은 1000만달러(111억달러)를 마윈 재단으로부터 동원해 창업가들에게 전자상거래 등을 가르치는 아프리카 청년 창업가 기금(African Young Entrepreneurs Fund)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아프리카의 온라인 사업을 키우는 기금을 만들고 싶다”라며 “돈은 이미 있다. 이 돈은 내 돈이기 때문에 누구의 허락도 필요하지 않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이 펀드는 적게는 200여명, 많게는 500여명의 아프리카 창업가들을 중국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로 초대해 전자상거래 교육을 시키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등 기술 교육도 이뤄진다. 그는 강의에서 “기업가가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이들을 지원하는 것은 나의 꿈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열린 ‘젊음을 연결하는 아프리카 서밋 2017’(Youth Connekt Africa Summit)에 참석한 마윈 회장 [출처=Rwanda Eye]

마윈은 또 향후 10년간 16억5000만달러(1조8000억원)을 멸종위기 동물 보호를 위해 기부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2년 전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과 공동의장이 되어 설립한 파라다이스 재단(Paradise Foundation)을 통해서다. 코끼리와 검은 코뿔소, 고릴라 등이 주요 보호 대상이다. 이를 위해 케냐의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콩고의 비룽가 국립공원 등 멸종위기 동물이 사는 주요 지역 보호에 나선다.

이 재단은 코끼리 상아나 코뿔소의 뿔 판매를 위해 동물을 사냥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 개정에도 압력을 가할 계획이다. 재단에 따르면 아프리카코끼리는 현재 60만 마리까지 개체 수가 감소했으며, 매년 3만8000여 마리가 사라지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상아와 뿔을 취급하는 시장이 크게 형성돼 있지만 최근 왕년의 NBA 스타 야오밍 등 유명인사들이 캠페인 활동에 나서며 인식이 점차 바뀌는 추세다.

멸종위기에 처한 검은코뿔소

창업가 교육과 멸종위기 동물 보호, 영리한 기업가인 마윈이 득실을 따지지 않고 ‘기부를 위한 기부’를 했을 리는 없다는 것이 외신들의 반응이다. 이들은 마윈이 아프리카와 심리적으로 가까운 거리를 조성한 후 새로운 시장으로 탈바꿈시키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쉽게 말해 블루오션을 먼저 점령하는 전략인 셈이다. 실제로 마윈은 지난 4월 제네바에서 열린 UN 전자상거래 주간(e-Commerce Week)에서 “아프리카와 파트너가 될 기회를 찾고 있는 중국 기업인들과 동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부의 시선에서 아프리카는 사회 시스템이 낙후된 지역으로 보이지만 최근 케냐ㆍ르완다 등 동아프리카 국가들은 글로벌 기업들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CNN은 “(케냐와 르완다 등) 동아프리카 국가 정부들은 모든 투자기회에 대비해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어네스트앤영(Ernest&Young)에 따르면 전체 아프리카에 들어오는 해외 직접투자 가운데 동아프리카로 향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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