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슈퍼리치] 日부호들과 손잡는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 ‘그랩’
[SUPERICH=민상식ㆍ윤현종 기자] 동남아시아를 무대로 차량 호출 서비스를 하는 기업 ‘그랩’(Grab)은 우버를 넘어선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다. 현재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7개국 80여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랩에 등록된 운전자 수는 120만명에 달한다. 차량호출을 비롯해 카풀, 배달, 모바일 결제 서비스도 제공한다.

베트남의 그랩바이크 [사진제공=그랩]

그랩은 최근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투자금 유치를 진행 중인데,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투자에 참여한다. 도요타가 그랩에 투자하는 금액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도요타자동차 그룹 산하의 도요타 쓰쇼(豊田通商)가 지난 4월 조성한 60억엔(약 620억원) 규모의 ‘신기술 펀드’가 그랩에 대한 투자 비용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이번 투자와 함께 그랩에 차량 100대를 제공해 주행여건과 지역, 운전자 행동 정보 등을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는 이용 기반 보험과 금융 프로그램 등 각종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혼다자동차 역시 지난해 12월 오토바이 호출 서비스에 관심을 두고 그랩에 투자했다.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랩은 당시 혼다자동차와 전면적인 파트너십을 계획하고 있다며, 그랩바이크 서비스에 혼다 오토바이를 활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랩은 같은 달 일본 최대 차량 리스업체인 도쿄 센추리와 파트너십도 맺었다.

그랩 설립자 앤서니 탄(36)

그랩은 2012년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출신의 앤서니 탄(Anthony Tanㆍ36)이 고향 말레이시아에서 택시를 잡기 어려웠던 경험을 바탕으로 손쉽게 택시를 잡을 수 있게 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앤서니 탄은 일본 차량 수입판매 업체인 탄청모터홀딩스를 운영하고 있는 부친 덕분에 동남아 자동차 시장에 대한 폭넓은 배경지식을 갖고 있었다.

앤서니 탄은 우버와 달리 철저한 현지화에 집중했다. 차량정체가 심해 오토바이 택시를 애용하는 동남아에 오토바이 호출 플랫폼인 ‘그랩바이크’를 제공하는 식이다.

실제로 ‘오토바이의 나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그랩바이크는 차량정체를 뚫으며 목적지까지 빨리 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큰 인기를 끌었다. 그랩은 자사 오토바이 운전자로 1주일에 48시간 일하면 한 달에 약 350∼440달러(40만∼46만원)를 벌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는 금융업 종사자 초봉과 같은 수준이다. 그랩바이크 운전자는 현재 5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신용카드 외 현금으로도 요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각 국가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로 이용자를 늘렸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지난 6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손 마사요시ㆍ59) 사장과 중국 알리바바 마윈(馬雲) 회장이 공동으로 그랩에 1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마 회장은 당시 모바일 금융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 확대를 노리고 소프트뱅크가 주도하는 그랩 투자에 합류하기로 했다.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완성차 회사들의 경우에는 차량 소유 개념이 옅어지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앞다퉈 차량공유 업체에 투자하고 관련 협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우버 운전자에 차량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협력에 나섰으며, 같은 해 10월 차량공유 스타트업인 겟어라운드와 손잡고 미국에서 스마트폰으로 자사 차량 시동을 거는 시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 외에도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모이아(MOIA) 브랜드로 유럽에서 전기차 미니버스 공유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며, 미국의 포드는 2021년 출시를 목표로 자율주행 로봇택시를 개발 중이다.

m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