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대통령 기자회견 관련 긴급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민심을 수용하고 변화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윤 대통령 기자회견 관련 긴급 입장 발표를 통해 “국민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몹시 실망스러운 회견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총선 이후 국민이 요구한 것은 국정 운영의 방향과 태도를 바꾸라는 것”이라며 “그런데 여전히 ‘나는 잘했는데, 소통이 부족했다’고 고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영수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제안한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과 채 해병 특검법에 대해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민생을 외면하고, 국민의 생명을 또다시 저버린 처사에 강하게 분노한다”며 “과일 하나조차 마음 놓고 사지 못하고 한참을 고민하는 국민의 마음을 아는지, 줄폐업의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지, 해병대원의 억울한 죽음에 공분하는 국민의 마음을 손톱만큼이라도 공감하고 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9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대통령 기자회견 관련 긴급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박 원내대표는 “우리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과 채 해병 특검법 수용을 요구한 것은, 대통령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무를 다하라는 것”이라며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이 국민의 삶을 돌볼 마음도,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지도 없다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께 다시 한번 촉구한다. 이런저런 토 달지 말고, 채 해병 특검법을 전면 수용하라”며 “만일 채 해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후 발생할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대통령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을 ‘정치공세’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선 “국민들이 김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진상을 알고 싶어 한다”며 “22대 국회 개원 후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특검법 재발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받아쳤다.

그는 “여기에 양평 고속도로, 명품백 수수 의혹 부분도 같이 포함시킬 지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총선에 반영된 민심에는 윤석열 정권 심판이 담겨있다는 부분을 분명하게 대통령께서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