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저층은 전망이 좋지 않고, 겨울이면 일조량이 작고, 사생활침해 등의 이유로 고층에 비해 인기가 낮았다. 따라서 신규분양 시 미 계약 물량이 발생되면 그 중 상당수가 저층이고, 입주 후 되팔 때도 고층에 비해 집 값 차이가 꽤 나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저층부를 특화한 건축공법과 단지조경강화, 평면특화 등 저층 입주민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속속 도입되면서, 저층도 로열층으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저층만이 누릴 수 있는 조망권이 있다! - 고급 조경단지 조성으로 저층 조망권 조성=조망권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저층 입주민들은 오히려 저층에 살기 때문에 아기자기한 조망특혜를 누리게 되었다. 아파트 주차장은 지하로 옮겨지고, 지상공간은 휴양링 형식의 소규모공원 등으로 바뀌며, 4층 이하의 저층부에서 개인정원의 느낌으로 단지조경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달 반도건설이 경남양산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양산반도유보라2차’<투시도>는 상가주차장을 제외하고는 지상의 주차장을 아예 없앴고, 그 공간에는 축구장크기의 중앙광장을 조성했다. 광장에는 나무와 잔디, 조각상, 분수 등을 조성함으로써 거실에 앉아서도 자연을 가깝게 느끼고 심리적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중소형평형임에도 불구하고 4베이를 도입해 일조량이 높아진 것도 강점. 1개 동을 제외한 전 동의 1층은 필로티공법으로 설계되어 2층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상 25~27층 총 7개 동 규모로 전용면적 기준 63㎡(구 25평)와 84㎡(구 33평) 631가구이다.
롯데건설이 다음 달 서울 불광4구역에 공급하는 ‘불광 롯데캐슬’도 북한산 자락의 자연친화형 단지설계로 눈에 띈다. 경사진 지형적 특성을 살려 층별로 발코니 위치와 깊이를 차별화해, 벽천과 연못, 웅장한 야외문화공간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토록 했다. 불광 롯데캐슬은 지하 5층~지상 18층 9개동 규모로 전용면적 기준 59㎡형 295채,84㎡형 151채, 95㎡형 4채, 114㎡형 34채, 125㎡형 4채 등 총 588채로 구성된다. 이 중 40여채가 일반 분양된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일산자이 위시티의 경우 ‘명품 경관화 전략’에 따라 물ㆍ숲ㆍ들을 망라한 약 100개의 테마별 정원이 조성됐다. 특히 대적송, 조형소나무 등 그루당 평균 1000만원짜리 명품소나무 2200여 그루를 심었다. 소나무 조경공사비로만 5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전국 소나무의 ‘종합전시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느티나무도 지름 70~80㎝의 최상급 수종을 400여 그루 확보해 단지 곳곳에 심었다.
▶저층은 설계 자체부터 다르다! - 저층 입주민만을 위한 차별화 된 평면 특화=GS건설은 ‘1층 복층형 다락방 설치 평면’을 개발했다. 1층 거실 위쪽에 거실 면적만큼 수납공간으로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높아진 거실 창을 통해 빛이 많이 들어 2층 단독주택에 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올해 흑석3구역 재개발 사업부터 적용될 계획.
SK건설이 수원 정자동에서 분양하는 스카이뷰는 1층 천장고를 2층 이상의 다른 층보다 20센티 높인 2미터 60센티로 설계했다. 그 결과 햇볕이 드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약한 저층의 단점을 보완해 일조량을 높였고, 탁 트인 개방감을 선사한다.
SK건설이 올해 분양단지부터 적용할 저층의 펜트하우스도 도입 특화평면도 눈에 띈다. 1층과 2층이 연결된 복층형 구조로 1층 특정 부분 천장을 터서 층고가 5m에 달하는 펜트하우스형 거실로 꾸밀 계획이다. 2층은 원룸형, 재택근무형, 2~3가구 동거형 등의 평면으로 개발한다. 이 밖에 현대엠코는 저층부 아파트를 가구별 개별 주차장과 미니 정원을 갖춘 도심형 타운하우스형 평면도를 개발해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실제로도 저층의 특화평면도입은 분양성공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충남 세종시에 분양한 ‘첫마을 퍼스트프라임’아파트는 중소형에 복층구조를 도입해 인기를 끌었다. 지상 4층짜리 저층 동의 일부를 1~2층, 3~4층으로 나눠 각각 복층 구조로 내놨는데, 1~2층 복층의 경우 1층 바로 밑의 지하층을 전용 공간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만호 반도건설의 상무는 “건설사들의 특화된 단지조성과 평면설계 차별화로 고층이 곧 로열층이란 인식에 변화가 있고, 일부 주택수요자들 중에는 오히려 저층을 선호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강주남 기자 @nk3507> nam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