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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슈퍼리치 100]①‘아직, 변화없음’…이건희 올해도 최대부자, 개인자산 15조 육박
◆“이봐, 해 봤어?”로 대표되는 인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입니다. 71년 전 ‘현대(現代)’란 상호를 처음 쓴 창업주입니다.

재작년, 저희는 독자들께 여쭸습니다. ‘가장 좋게 평가하는 국내 기업가’를 설문했죠. 1위가 바로 정 명예회장이었습니다. 선정된 이유는 ‘역경을 이기고 경제 성장을 주도해서’였습니다. ▷관련기사:“여전히 정주영” …창업자 세대에 머물러 있는 한국의 ‘존경받는 기업가’ (2015. 9. 25) (기사 링크)

2년이 흘렀습니다.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70년 전 ‘굴뚝산업’ 창업주를 밀어낼 새 인물이 한국엔 잘 안 보입니다.

부모ㆍ조부모 세대를 뛰어넘을 ‘큰 부자’도 찾기 어렵습니다. ‘2017 한국 슈퍼리치 100’ 명단을 봐도 그렇습니다. 과거의 영화를 뛰어넘는 앙트레프레너(Entrepreneurㆍ기업가)의 존재가 각국 경제에서 점하는 비중은 큽니다. 소위 말하는 ‘부자 또는 기업가 순위’가 경제적 생태계의 실상을 보여줄 또 다른 지표로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가 ‘한국 100대 부호’ 리스트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2017년, 한국 경제를 움직이고 있는 그들 가운데 ‘새 얼굴’은 얼마나 될까요.


[SUPERICH=홍승완ㆍ윤현종ㆍ민상식ㆍ이세진 기자]

이변은 없었다. 이건희(75)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에도 국내 최대 부자로 집계됐다. 본인 명의로 된 상장사 지분과 부동산 등을 합친 개인 자산은 15조 원에 육박했다. 2위와의 격차도 갑절에 가까웠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홍 관장의 개인자산도 2조 1094억 원을 기록, 11위에 랭크됐다.

최상위 10명도 대부분 변동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산 기준 1∼10위 가운데 삼성ㆍ현대차ㆍSK 등 재계 서열 최상위인 3대 오너일가 구성원은 절반을 차지했다. 나머지 90명 또한 한 번 쯤 이름을 들어 본 재계 주요 인물이 많았다.

110조 원 이상으로 집계된 이들 100명 자산 합계는 한국 인구 전체가 소유한 돈의 1∼2% 사이를 차지했다. 100명 중 50위권에 든 인물들과 전국 상위 50% 가구는 평균 2000배 가까운 자산 격차를 보였다. 창업자ㆍ상속자 출신 부호 간 불균형도 상당했다.

▶자산 1∼100위 면면은=이건희 회장 명의로 된 자산 총액은 14조 97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등 상장사 주식 자산 14조 8205억 원과 국내 부동산 1566억여 원(시가 추정액)을 합친 금액이다.

이 회장 부동산엔 서울 중구ㆍ용산구 소재 주택 등 건물과 토지 10건, 그리고 호암미술관ㆍ에버랜드 등이 자리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가실리 일대 땅 4건 등이 확인됐다. 면적은 총 2만5535㎡(구 7737평)이다. 부동산의 경우 등기부에 거래가격이 기재되지 않은 물건도 있어 실제 가치는 더 높을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2위는 서경배(54) 아모레퍼시픽 회장이다. 서 회장의 개인 자산은 7조 896억 원(부동산 260억 원 포함)으로, 1위의 절반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상장 주식 자산만 10조 원에 육박했던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 등 주력 기업 주가가 급락하며 1년 새 2조 6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이건희 회장 장남인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은 6조 7691억 원으로 전체 3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재계 3세 인물들 중엔 자산 규모가 가장 컸다.

정몽구(79) 현대차그룹 회장은 4조 6320억 원으로 자산 규모 4위였다. 이 금액엔 비상장사 자산 122억여 원과 부동산 263억 원 등이 포함됐다.

이 밖에 최태원(55) SK 회장과 박현주(59) 미래에셋 회장이 3조 원 대 자산으로 5ㆍ6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박 회장의 경우 3조 원 이상 자산을 소유한 국내 부호 6명 가운데 유일한 창업자 출신 인물이 됐다.

박 회장과 같은 유형의 자수성가 부호는 10위권에 속한 인물 가운데 2명이었다. 나머지 8명 가운데 5명은 삼성ㆍ현대차ㆍSK 등 재계 서열 1∼3위에 속한 오너일가 소속이었다.

한편 이들 100명 가운데 30명은 자산 1조 원 이상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막내아들인 김남정(44) 동원엔터프라이즈 부회장은 자산 1조 157억 원을 기록해 30위에 턱걸이했다.


이 밖에 신동국(67) 한양정밀 회장 등 29명은 5000억 원 이상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장남인 조현식(47) 한국타이어그룹 사장 등 나머지 41명은 2500억∼4900억 원 대 자산으로 하위권을 형성했다. 100위는 2548억 원을 소유한 것으로 평가된 조양호(68) 한진그룹 회장이었다.

▶ 자산 비교 100명 vs 5100만여 명=이번에 집계한 한국 100대 부호의 재산을 모두 합치면 얼마나 될까. 이 금액은 국민 전체의 자산에서 어느 정도를 차지하고 있을까.

우선 최상위 100 명의 총 자산부터 보자. 상장사ㆍ비상장사 지분과, 정확히 파악된 토지-주택 등 개인 부동산 합계는 115조 1099억 원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가 보유한 자산 합으로 추산된 7078조 1772억 원의 1.6%와 맞먹는다. 즉, 100대 부자의 자산이 한국 총 인구 5107만 명을 품은 1956만 가구 자산 100분의 1 보다 많은 셈이다. 그리고 한국에 사는 사람 전체를 100으로 놓고 볼 때, 이 ‘1.6%’를 보유한 100명은 0.000002%에 해당한다. 0이 5개다.

더 톺아보자. 국내 최대 부자 100명과 국민 전체 자산의 ‘중간값’을 비교하면 부(富) 집중 현상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100대부호 명단에 속한 이들 가운데 50위인 김준기(72) 동부그룹 창업자부터 김동관(34) 한화큐셀 전무(59위)까지 10명의 자산은 평균 5369억 원이다. 통계청의 ‘2016가계금융복지조사’가 집계한 중간소득 계층 자산 보유액은 평균 2억 8100만 원이다. 격차는 1910배다.

▶ 부자 유형따라 갈라지는 부의 편중=이처럼 쏠림현상이 상당한 부의 ‘지형’은 최상위로 분류되는 100대 부자들 사이에서도 두드러진다. 특히 자수성가 형 부호와 가업승계 형 부호 간 격차는 상당한 편이다.

이번 명단에 오른 인물 가운데 창업자 출신 기업가는 박현주 회장을 필두로 이중근(76) 부영그룹 회장ㆍ김정주(49) NXC 창업주ㆍ한현옥(57) 클리오 대표ㆍ우오현 삼라마이다스(SM)그룹 회장 등 26명이다. 이들의 자산 합계는 24조 9461억 원이다.

반면 재계 2∼4세 등이 분포한 가업승계 형 부자의 수는 자수성가의 3배 가까운 74명으로 집계됐다. 자산 또한 총 90조 1638억 원으로 창업자 출신 부호들의 3.6배 이상이었다.


factism@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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